예수회원인 우리는 '프론티어(frontier)'로 가라는 소명을 받았다.
말그대로 최전선...
종교 개혁 시기에 가톨릭과 프로테스탄트가 부딪치는 지점에서
가톨릭 신앙을 수호하기 위해서
지적, 영적 사도직에 여념이 없었던 것에서부터,
매 시대 신앙이 세상과 만나는 접점에서
복음을 전파하고자 전인적인 투신을 하는 것이 예수회원의 소명이었다.
며칠 전 아침미사를 앞두고 성당에 앉아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의 프론티어에도 다가서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세상의 프론티어로 나아갈 수 있을까..."
그랬다. 나의 안온한 영역(comfort zone),
곧 내 안의 프론티어를 넘어서지도 못하면서
어찌 신앙과 세상의 프론티어로 나아가겠노라고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허나 이 상념은 공연한 유혹인지도 모른다.
세상 어느 누가 '완전한 인간'이래서 무슨 일을 한단 말인가.
예수회원은 또한 '죄인이면서 부름을 받은 받은 이'이기도 하다.
그리고 응당 우리를 부르신 이가
우리의 사도직 안에서의 일도 관장하신다.
우리는 그저 우리의 부족함을 겸손되이 바라보되
우리가 하는 일을 진두진휘하시는 주님의 손과 발이 되면 될 뿐이다.
다만 그분이 프론티어로 부르실 때에
자꾸 후방으로 발을 빼려고만 하지 않아야 할 따름이다.
그러는 못난 모습까지도 용서하실 주님이시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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